익명의 신고로 경찰서에 간 여비서는 자신이 강간당한 게 아니라고 말하지만
어딘가 이상하다.
이야기는 그렇게 시작한다.
회장은 여자관계는 문란하지만, 돈과 권력 그리고 매너 있는 남자다.
또 실력좋은 여변호사가 있다.
여비서는 말을 바꾼다. 강간당했다고. 그러면서 거짓말을 한다.
그럼, 이 이야기는 진실게임인가?
아니다. 이 이야기는 완벽하지 않은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다.
사회는 왜 피해자에게 도덕적인 완벽함을 요구하는가?
왜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자신이 피해당한 사실을 입증하라고 강요하는가?
무거운 주제였기에, 지루해질 수도 있는 이야기를
연기, 연출, 음악, 화면 모두 훌륭하게 이끌어간 감독이 양양이다.
양양 감독의 전작 [몽화록]을 기억한다면,
이건 [몽화록]의 2023년 버전이다.
몽화록은 로맨스 고장극의 겉옷을 입고 있지만, 사실은.
여자들이 사회의 불합리과 불공정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.
여자들은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세상의 편견에 맞서 싸우지 않으면
정당한 권리를 가질 수 없다.
그렇다면 페미니즘인가? 젠더의 문제인가?
오, 제발. 그런 걸 주입당하고 싶다면 차라리 영화 [바비]를 보시라.
이건 그냥 여자사람에 대한 이야기다.
초반엔 이 피해자의 태도가 속터지지만, 뒤로 갈수록 그렇게 생각한 게 미안해진다.
우리가 그녀라면 앞뒤 생각없이 ‘싫어요’라고 말할 수 있을까?
우리는 불완전하다.
불완전하다고 해서 피해자가 가해자가 될 수는 없다.
우리는 타인을 이해하려고 조금 더 노력해야 하고
또한 자신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여야 한다.
멋지다, 양양감독님.
불완미수해인 不完美受害人
Imperfect Victim 2023
29ep, China
Directed by Yang Yang