일본 드라마가 가지는 여러가지 개성 가운데 일본 특유의 사소설私小説의 느낌을 가진- 삶의 디테일이 살아 있는 일상 이야기를 매력으로 생각하는 나로써는, 한동안 그런 일드를 만날 수 없었던 것이 무척이나 아쉬웠던 차였다. 이를테면, 영화 <카모메식당>,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, 혹은 마스다 미리의 만화같은 분위기 말이다. 대단한 별 일은 하나도 일어나지 않고, 오늘 일어난 가장 스폐셜한 일이라고는, 퇴근길에 들린 백화점 식품 코너에서 만난 깜짝 할인. 그래도 내 인생이 크게 달라진 것 같다는 이야기같은?
하여튼 우리가 흔히 하는 말, “너는 인생 몇 회차냐?” 를 가지고 드라마를 만들어낸 바카리즈무.
1화에서 도대체 왜 하는지 모를, 걸스토크가 2회차, 3회차가 될 때마다 언덕에서 굴러떨어지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니, 조금 참을 것.
자, 이제 여기서 대단한 반전이 있겠지? 라고 전혀 기대하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, 퇴근 후 하이볼 한 잔과 함께 보시길.
참고로 무표정한 환생 안내원이 작가 바카리즈무다.
이 드라마와 그리 멀리 않은 곳에 있는 일드 <로스타임라이프 2008>이 생각나곤 했는데, 로스타임동안, 축구 심판들이 주인공을 쫓아다니면서 들고 다니는 시계판이 제일 재미있었다. 그것 또한 일드만이 할 수 있는 매력이었던 걸로. – 이 걸 한국에서 리메이크했다….는 정도만 얘기하자-
Brush Up Life
10ep. 2023 JAPAN
Written by BAKARHYTHM バカリズム